[도서명] : HUMUS
[저    자] : 전경애
[출판사] : 비봉출판사
[가    격] : 50,000
[출판일] : 2009 5월
[현상태] : 판매중
[기    타] : 148쪽 | 1008g | 270*253mm

*출처 Yes24



현대 풍경사진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영역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 받는 작가 전경애의 사진집이다. 사진작업에 몰두해온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장소에서 다양한 풍경들을 찍어냈지만 그의 사진들이 보여주는 고유한 흐름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작가는 자연이라는 신비한 존재에 그가 가진 영감을 불어넣어 새롭게 탄생시킴으로써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만들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분명 현존하는 것들을 담고 있다.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느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고민과 생각을 표현해내는 그만의 방식이 명확하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을 대하면 시적이고 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그가 보여주는 한 장면이 웅장한 자연을 모두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 간결하게 담아낸 풍경은 어느새 보는 이들을 끌어당겨 거대한 자연 속에 서있게 한다.

HUMUS는 전경애의 신비적 체험과 시각을 자연세계와 연결하는 시각적 탐구이며 영적 여정이다. 그는 비교되지 않는 최고 경지의 사진가로서 안개와 연무가 만들어내는 고혹한 순간의 장면을 이미지로 담아낸다. 그는 빛과 대기의 조건이 바뀌어가고 그의 앞에 선 풍경이 초절하는 하루의 끝자락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그는 시간과 공간 사이에 놓인 장막의 열린 틈을 찾기에, 직설적이고 은유적인“끝자락”(edge)은 그의 작품의 바탕이다. 그의‘HUMUS’는 서정적이고도 시적이다.

작가는 자연계의 장엄한 미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담고 있으며, 진정한 혼이 담긴 예술품을 창작하고 있다. 나에게 이 작품들은 명상과 충만감과 애정 있는 친근감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자연에 대한 그의 놀라운 시각 앞에 잠시 멈춰 서서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의 고유한 시각을 따라가노라면 감상자도 그 우주적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그의 사진이 보여주는 정숙하고도 평온한 초 세속에 감사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서 경이와 두려움 그리고 심오한 영성을 감지한다. 흡사 인간의 상상력을 풀어놓아 태초의 풍경을 그려보게 하려는 듯이.

HUMUS 시리즈는 추상과 리얼리즘을 망라하며, 현대풍경사진에서 세계 최고의 경지에 있다. 그는 2006~2009년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그의 이미지들은 일관된 흐름의 작품 실체를 구성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시각예술가는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고 창작을 하여 자신들과 보는 사람들을 영적 경험세계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그의 작품구성은 지극히 만족스럽고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작품에 되돌아와서 보고 또 보게 만든다. 매번 보다 많은 인식과 이해를 얻게 된다.

지형과 인간모습의 연결을 만들어가는 것은 현대예술에서 잘 알려진 관례이며, 그는 이 연결을 숙명적으로 탐구한다. 그는 컬러작품의 정교한 색채에서와 마찬가지로 빛나는 흑백 풍경작품에서도 고도로 숙련되어 있다. 풍경사진가가 되면 환경론자가 되며 현재와 미래의 지구(행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데, 그의 작품을 통해 그는 우리자신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구보존의 세련된 대변자(옹호자)이기도 하다.

전경애의 풍경은 순수예술 관점에서만 감상될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작품에서 그의 영성과 빛나는 깨달음을 감지한다. 이 작품집의 출간은 오늘날의 세계적 시각 변화와 새로이 전개되는 인식의 변화와 시대적으로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는 그의 작품을 통해 자연과 영혼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경험한다.